독서노트

노벨 문학상 선정 논란의 여지

카르미나 2024. 10. 11. 17:23

평화상만큼은 아니지만 정치적인 논란이 꽤 많이 제기되는 상이다.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들에게 상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며 이로 인해 해당 작가의 문학 이전에 정치적 문제와 얽혀있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1958년 파스테르나크가 소련 정부와의 관계 때문에 수상을 거부하려 하는 걸 강제로 수상시킨 사례나 2012년 수상자인 모옌의 친정부적 행보에 대한 논란이 대표적이다.

 

20세기 후반부터의 수상자 트렌드를 잘 살펴보면, 자신의 나라나 정부의 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작가들이 수상하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노벨상을 받자 정작 본국의 정부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경우가 제법 있다. 파무크. 파무크가 터키의 아르메니아,쿠르드 학살 문제를 계속 끄집어내기 때문에 터키 정부는 그를 굉장히 싫어한다. 그래서 신변 문제상 타지에서 십 수년째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 국민들도 찬반이 나뉠 정도.

오에 겐자부로,(1994), 도쿄대 불문과 출신,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어 일본인으로는 2번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노벨상 수상 직후 아키히토 덴노가 문화훈장과 문화공로상을 수여하려고 했으나, 본인이 거부하였다. 이유는 전후 민주주의자로서 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는 권위와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 후술된 정치성향을 보면 알겠지만 좌파성향이 강해 사회운동도 하고, 특히 원폭과 원전 전반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한다. 반전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친한파 명사. 실제로 노령임에도 한국에 자주 방문한다,

 

권터 그라스(1999)

 

독일의 소설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이며, 소설 '양철북(Die Blechtrommel)'으로 유명하다. 양철북은 훗날 세일즈맨의 죽음을 영화화한 감독인 폴커 슐렌도르프에 의해 영화화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독일 사민당 지지자로 상당히 진보적 인사며, 독일의 과거 청산을 주장했던 작가라서 극우파에게 테러를 당한 적이 있다.

 

또한 국내 문제뿐 아니라 해외 문제에도 목소리를 높이는 작가로, 한국 군사정권에 비판적인 해외 지식인으로 자주 언론에 오르내렸다. 오적 필화 사건으로 잡혀 들어간 김지하나 내란 음모 혐의로 사형까지 선고받았던 김대중에 대한 석방을 촉구한건 유명한 일. 때문에 당연히 한국에서는 꽤 오랫동안 제한된 작가였다. 심지어 원작이 아닌 영화판 양철북도 한국엔 늦게 수입되었다. 그런데 그가 나치의 무장친위대(Waffen-SS)에서 복무했었다는 사실이 2006년에 그를 다룬 전기에서 밝혀졌다. 1946년까지 미국 수용소에 포로로 갇힌 경력이 있을 정도. 그리고 결국 본인이 자신의 자서전에서 복무사실을 인정했다.

 

 

가오싱젠 - 반체제 인사로 프랑스에 망명했다. 중국에서 그의 작품은 금서로 지정되어 있다

옐리네크 - 오스트리아에서는 그녀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자국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작가이다,

알렉시예비치 -벨라루스의 반체제 작가로 정권의 탄압을 받아 10년간 망명생활을 했다. 알렉시예비치가 수상했을 때, 루카셴카 벨라루스 대통령은 그녀의 수상에 대해 하기 싫은 티를 팍팍 내면서 축하를 보냈다

 

 

친정부적이라고 평가되면서 상을 받은 사람이 중국의 모옌인데, 사실 그는 친정부적인 작품을 쓴 적도 없고, 발언도 상식적인 선에 머무른다. 그럼에도 모옌을 친정부 인사라고 하는건 그저 대놓고 중국정부를 비판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일본의 과거사나 원전문제 등에 대해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 (그의 작품 성향 상 예전에는 드러나지 않던 태도?)

 

러시아어 노벨 문학상 수상자 5명 가운데 러시아에서 우대해준건 숄로호프 한 명 뿐이다. 이반 부닌은 볼세비키가 싫어 망명해 무국적자로 상을 받았고, 파스테르나크는 당국의 압력으로 수상을 거부하는 쇼를 해야 했으며, 솔제니친은 아예 수용소에 끌려갔었다. 미국으로 망명해서 상을 받은 브로도스키는 문학적 스승 안나 아흐마토바 부터가 스탈린에게 탄압받았던 사람으로 소련의 폭압적 체제가 싫어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