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04-여행론

여행-고대의 선구자들

카르미나 2006. 4. 2. 14:45

 

 

 

   현재의 지식수준에 근거하자면 인류의 최초 서식지는 아프리카 동부 지역이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곳으로부터 인류는 거주자 가능한 지구상의 전 지역으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상당히 오래동안 이 지구상에는 오직 유랑 종족만이 거주하고 있었던 셈이다.  유랑이란 자연이 인류에게 부여한 식량을 찾아서 이동하는 생활 양태를 말한다. 애초에는 야생상태의 과수가 최초의 식량자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식물계와 관련된 기후나 생물학적 변화가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서 인류는 새로운 식량원을 찾아서 유량을 떠나야 했을 것이다. 수렵과 채집이 곧 이 원시적인 식량 자원을 보완하게 되었겠지만 이는 영원한 이동이라는 같은 조건하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다. 

 

   생명의 유지와 종족의 보존이라는 차원에서의 이러한 이동은 필연적인 것이었으며, 이 이동의 필요성은 곧 한 종족의 정체성과 자부심과도 연결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동은 애초에는 어쩔 수 없이 강요된 것이었겠지만 차츰 자유의 증가로서 인간의 존엄성과도 같은 가치를 획득하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토지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것은  자기 종족의 생명을 토지의 식량 공급 능력이라는 한계에 종속되는 것을 거부한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즉 이동의 자유와 스스로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존엄성의 결합은 곧 그 개체가 동식물이 아닌 인간이라는 범주에 소속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즉 유량이 인류의 원초적인 문화형태였던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여행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이 이동 욕구의 표출로서의 문화형태로부터 유래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 아닐까 한다.    

 

 

                                                                메모시아, <여행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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