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de in plastic Art

관능으로서의 누드- 죄의식의 투영의 시작

카르미나 2015. 3. 25. 23:45

                          

 

 

   그리스 조각에서의 여자 누드상은 남자 누드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제한되었다. 기원전 7-6세기의 코레상(소녀상)들은 전술한 바대로 모두 옷을 입은 여성상이었고 기원 전 5세기경에 제작된 반나의 여성상 또한 라피타이족의 신부나 니오베의 딸, 아마존등 모두 부정적 역할의 여성상임을 감안한다면 시기적으로도 매우 늦게 기원전 4세기에 이르러야 여성의 누드도 남성의 누드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이상으로서의 등장한다고 볼 수 있다. BC 370BC 330년 무렵에 활약하였으며, 아테네 사람으로 조각가 케피소도토스의 아들인 프락시텔레스크니도스의 아프로디테는 여신을 전라로 표현한 그리스 최초의 여성상으로 그 이후로 여성의 나체표현의 원형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그를 불후의 조각가로 만든 이 아프로디테는 거의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한 손으로 음부를 가리고 수줍은 듯 상체를 숙인 포즈는 당당한 남성상과 크게 대조된다. 이때에 이르러서는 남성상 역시나 조화와 균제를 중시한 페이디아스와 유명한 경전의 저자로서 창을 들고 가는 사람을 남긴 폴리클레이토스가 활약한 B.C. 5세기를 거치면서 그 엄격성을 포기하고 우아한 부드러움을 갖게 되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남성적인 딱딱한 형식미에 치우쳐있었다.

                     

                                 

                                                                                      크니도스의 비너스(로마시대 모사품)

 

    이에 비한다면 보는 이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아름다운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은근한 눈빛으로 관능미를 자아내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우아한 형태와 여성적인 감미로운 감정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창을 들고 가는 사람제작한 지 100여 년 후인 기원전 350년경, 프락시텔레스가 이 상을 제작하였을 때, 이 상은 제작 자체가 이미 일종의 '사건'이었다. 물론 프락시텔레스가 이 아프로디테를 다산성의 상징으로서 정원의 한 가운데 위치시킴으로서 이 누드는 아직은 제례 의식적인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달리 생각하면 뛰어난 조각품인 누드를 모시기 위하여 신전이 지어지고 정원이 꾸며 졌다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제 여신의 종교적 위상은 사라지고 유명한 작가의 걸작이 감상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좀 더 분명하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이제 이 걸작의 감상이 관음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로마의 수사학자 루치아노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당시 아프로디테의 조각상에는 남성들의 '정액'으로 얼룩진 흔적들이 있었으며, 그것이 또한 볼거리였다고 합니다.) 프락시텔레스의 아프로디테는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가리는 포즈로 만들어져 그녀가 남자 관람자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조각상은 여성의 몸을 남성의 응시의 대상으로 삼은 오랜 서양미술사 첫 관행이었던 것이다. 그 이래로 부끄러운 듯 수줍어하면서 오히려 남성의 시선을 끄는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자세는 끊임없이 변조되면서 서양미술사에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원전 2세기경의 로마는 그리스의 비너스예술가들을 추종해서 적어도 기원 1세기까지는 그리스풍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곧 사실주의가 차츰 차츰 인간의 신체를 다루는 예술작품에도 적용되어 아름다움이 누드의 처리를 좌우하는 제 일차적 소인으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라 생생하고 활기찬 제스쳐가 전면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조각들인 라오콘이나 밀로의 비너스,사모트라케의 니케등을 보더라도 이전 시대의 특징인 이상화는 약화되고 보다 사실적, 육감적으로 되었으며, 육체의 운동과 정신의 격동 등을 표현된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시대 예술 작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소재 면에 있어서 이 전 시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보다 사실적이긴 하지만 아직은 전 시대의 이상화를 보여주는 여자 혹은 여신의 누드와 더불어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조각상도 많이 등장하는데 그 표현이 매우 격렬하고 거칠어졌다. 고통에 일그러진 거인들의 표정이나 뱀에 감겨있는 라오콘은 근육이 경련하고 표정이 온통 일그러져 있다. 알렉산더 대왕 이후 지중해 전역이 그리스화되고, 사회가 급변하면서, 사회의 혼란과 변혁이 인간의 삶을 예견할 수 없는 불안정한 상황으로 몰아갔으며, 이런 사회 분위기가 예술 작품의 소재인 누드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격렬함이나 처절함, 또는 기이하거나 에로틱한 극단적이고 형상을 만들어 낸다. 괴이한 꼽추나 기형, 남녀양성을 지닌 아프로디테의 변태적 성도 등장한다.

 

                               그림 (잠든 헤르마프로디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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